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 우리의 수퍼스타에게 묻다 > 전해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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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 우리의 수퍼스타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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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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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약관의 콤비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는 15분짜리 뮤지컬 [조셉과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로 호평을 받는 데 성공했다. 구약성서의 환상적인 에피소드 중 하나로, 어린이들에게 동화처럼 들려주기 좋은 요셉 이야기를 팝/록뮤직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진보적인 성공회 주교들의 흥미를 끌었다. 신세대들이 교회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우려하던 성직자들은 이 야심찬 청년들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구약성서의 요셉 이야기를 재료로 록음악을 가미한 오라토리오를 만들었듯이, 신약성서의 주인공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가지고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작품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거장에게도 청춘은 있다. 시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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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의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신이 나서 곡을 썼고, 가룟 유다의 시점에서 예수에게 질문을 던지는 그 도발적인 노래는 [수퍼스타]라는 제목의 싱글로 발매되어 1969년 영국과 미국의 음악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욱일승천의 기세로 당대 대중음악계를 뒤흔들었던 록음악을 뮤지컬에 접목시킨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무대에 오르기에 앞서 같은 제목의 더블 앨범으로 발매되었는데, 딥퍼플의 리드 싱어 이안 길런에게 예수 역을 맡긴 파격은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심으로 들끓던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이 음반은 독자적으로 미국 투어 콘서트가 진행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러한 성공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1년 만에 브로드웨이에 입성하는데 큰 동력이 되어 주었다.
또한 본의 아니게 작품의 성공에 힘을 실어준 또 다른 세력이 있었으니 보수적인 기독교인들과 유대교도들이었다. 기독교도들은 예수를 록커로, 사도들을 히피처럼 묘사한 것이 신성모독이라고 주장했고, 유대교도들은 이 작품이 유대인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그들이 각각의 이유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상영중지를 요구하면서 벌인 떠들썩한 시위는 이 새로운 뮤지컬에 호재로 작용했다. 스물두 살짜리 영국 풋내기들이 만든 데뷔작에 특별히 관심을 둘 이유가 없는 도도한 브로드웨이 관객들까지 대체 어떤 작품이기에 저렇게 시끄러운가, 호기심이 동한 것이다. 돈을 들여서라도 일부러 할 만한 노이즈 마케팅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성공시킨 셈이지만,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정말로 반 기독교적인 청년이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파격성은 상당부분 브로드웨이 연출가 탐 오호건의 성향과 판단으로 인해 강화된 것이었다.
탐 오호건은 1967년 초연 이후, 거의 반세기가 지난 현재까지도 혁신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반전 뮤지컬 [헤어]의 연출가다운 시선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가미했다. 그는 성경에 기록된 예수 최후의 일주일을 단순 나열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드라마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로이드 웨버가 탐탁지 않게 생각한 몇 가지 보완작업을 시도했다. 그는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을 강화시켰을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 예수의 고난이 성스러운 희생이라기보다는 대중과 언론의 날선 시선 아래 무방비하게 노출된 가학적인 쇼처럼 연출하고,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와 유다가 벌이는 마지막 언쟁을 마치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애증을 폭발시키는 인간적인 충돌인 양 묘사하여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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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수난 장면 <출처 : 클립서비스>
인간의 몸으로 태어난 신에 대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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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그전까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작가들이 만들어낸 작품들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수와 가룟 유다의 갈등을 고결한 신의 아들과 그를 배신하는 사악한 영혼의 충돌로만 보는 것은 주일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의문을 갖게 되는 1차원적인 해석이다. 조금만 머리가 굵어져도 예수와 유다 사이에서 신본주의자와 인본주의자, 신의 뜻을 믿는 자와 인간의 의지를 믿는 자, 이상주의자와 현실론자의 충돌을 읽어낼 수 있다. 당연히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이러한 관점을 드러낸 최초의 인물도 아니고 문학이나 영화에서 더 급진적이고 충격적인 해석들도 이미 등장한 이후였다. 하지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예수의 마지막 날들에 대해 지금껏 만들어진 모든 작품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대중성과 동시대적인 질문들을 담고 있었다.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 멜로디와 화성을 만드는 데는 가히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모두가 알고 있는 예수와 유다, 막달라 마리아의 이야기를 공격적인 록 비트와 낭만적인 멜로디로 절묘하게 버무렸다. 그는 일반적인 뮤지컬 작곡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변주를 통한 리플라이즈가 아니라 가사만 바꿔치기 한 같은 곡을 다른 캐릭터가 다른 상황에서 부르게 하는 과감성까지 보여주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런 식의 밀어붙이기에 가까운 터프함은 관객들이 굉장히 익숙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해석하는데 영향을 미쳤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곡들을 큰 이야기의 일부가 아니라 각각의 팝/록 넘버처럼 기억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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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에 둘러싸인 지저스 크라이스트의 절규 <출처 : 클립서비스>
흔히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세 주인공은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 그리고 가룟 유다라고 말하겠지만 이 작품의 중심인물은 엄밀히 말해서 예수와 가룟 유다이고, 막달라 마리아 역시 두 사람의 갈등을 부각시키기 위한 주변인물에 가깝다. 일평생 돈을 받고 몸을 파는 것 외에는 남자를 안아본 적이 없는 거리의 여인 막달라 마리아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방식으로는 도저히 다가갈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남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연정 때문에 슬픔에 젖어 어떻게 그를 사랑해야 할지 알 수 없노라(I Don't Know How to Love Him)며 애타게 노래한다. 그리고 이 곡은 사랑하는 스승을 은화 30냥에 팔아넘긴 후 절망에 빠진 가룟 유다가 고통스럽게 부르는 노래로 다시 한 번 반복된다. 이렇듯, 가장 유명한 뮤지컬 넘버 중 하나인 ‘I Don't Know How to Love Him’에 집중하는 관객에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신의 아들을 사랑한 한 남자와 여자가 어떤 벽에 부딪혔고 그 한계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도 읽힐 것이다.

이는 애초에 무대극을 만드는 협동 과정에서 대본작가, 연출가와 함께 조율을 하면서 만들어진 뮤지컬 넘버가 아니라, 컨셉 앨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음악’으로서 만들어진 것이 먼저였던 탓에 작사가인 팀 라이스조차 등장인물들의 행동 동기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출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허점들이 지난 2천 년간 수많은 예술작품을 통해서 수없이 반복되어온 이야기에 대하여 이미 나름의 감상과 판단을 가지고 있는 관객들에게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바를 투영시켜 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성서 속 이야기를 날 것처럼 전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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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은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며 상처뿐인 전쟁으로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킨 기성세대의 위선과 제국주의의 폭압에 대한 반발이 청년들 사이에서 팽배했던 시절이었다. 평화를 부르짖는 히피들부터 적극적인 무장봉기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부르짖는 운동가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 신의 구원이든 인간의 의지이든 둘 중 하나가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동의하고 있던 시대였다는 뜻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마지막 일주일을 다루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극의 핵심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열두 제자와 함께 하는 최후의 만찬부터 새벽녘의 체포, 그리고 헤롯왕과 본디오 빌라도에게 이리저리 떠넘겨지며 재판을 받고 처형되기까지 하룻밤과 하루 낮 동안의 이야기이다. 최후의 만찬에서 유다와 벌이는 언쟁, 그리고 겟세마네에서 ‘아버지’인 신에게 ‘이 고통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게 해달라’고 울부짖는 기도의 절정은 전형적인 록 샤우팅으로 표현된다. 성스러운 책 속에서 성스러운 문장으로 정제되어 있던 십자가의 고통과 갈등을 날것처럼 생생하게 전달하는 이 방식이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불쾌하게 만든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이 애초에 성공회 주교들이 원했던 것처럼 젊은이들에게 예수의 삶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는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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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내역
런던브로드웨이 초연 : 1971년 10월 22일 뉴욕 마크 헬링어 극장
창작자
작곡 : 앤드루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bber)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뮤지컬계의 황제. 작곡자이가 제작자이기도 하다. 그는 이 장르의 환상성을 극대화시킨 화려한 메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로 절대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초기작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에비타]에서는 청년다운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도전을 보여주기도 했다.
작사 : 팀 라이스 (Tim Rice)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의 콤비 플레이로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사실그와 로이드 웨버가 함께 한 작품의 편수는 그리 많지 않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에비타]가 그의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이고 후기에는 [라이온 킹], [아이다] 등 디즈니 사의 작품에 참여했다.
연출 : 탐 오호건 (Tom O'Horgan)
뉴욕의 전위적 실험극단으로 언어와 동작, 음악, 춤을 하나로 아우르는 새로운 극을 지향했던 카페 라 마마 출신의 연출가이다. 반전을 외치는 록 뮤지컬 [헤어]에 이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성공시킴으로써 브로드웨이에 록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듯 했으나 그 뒤를 이을 작품의 등장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프로듀서 : 로버트 스틱우드 (Robert Stigwood)
[토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비타], [토요일 밤의 열기], [그리스] 등을 제작한 명 프로듀서. 음악 매니지먼트부터 영화 제작까지 연예산업 전반에 손을 뻗히고 있었던 당대의 거물. 록과 팝 등 전통적인 브로드웨이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대중음악 장르를 무대로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초 수상 내역
1972년 토니상 5개 부문 노미네이트 (작곡상, 남우조연상, 의상상, 조명상, 무대디자인상)
캐릭터 소개
인간의 몸으로 태어난 신의 아들 / 예수
문학이나 극예술에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미스터리한 존재를 주인공으로 삼았을 때 중점적으로 파고드는 부분은 그가 신의 아들이나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다는 점이다. 신성과 인성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는 신이라는 점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이 작품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인간을 당장의 고통으로부터 온전히 구해낼 수 없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뇌를 묘사하고 있다.
신과 그 아들에게 의문을 품은 인간 / 가룟 유다
하늘의 천국 이전에 땅에서의 해방을 갈망하는 현실주의자.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가룟 유다는 다른 어떤 제자보다도 예수의 고뇌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동시에 자신이 바라는 방식으로 인간을 구원하지 않는 스승에 대한 애증 또한 누구보다도 뿌리 깊다.
신의 아들을 위로하는 매춘부 / 막달라 마리아
진실한 마음으로 예수를 사랑하고, 그에게 위안을 주고 싶어 하지만, 잠깐의 휴식 외에는 해줄 수 없는 자신의 한계 때문에 괴로워한다. 예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켜주는 캐릭터로, 스승의 신성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가룟 유다와는 불편한 관계다.
시놉시스
예수는 민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유대인들이 예수에게 바라는 것은 병을 낫게 해주고 신기한 기적을 일으키고 최후에는 로마 제국으로부터 유대인들을 구원해서 왕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유다는 예수가 스스로의 권능을 현실 세계를 바꾸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 예수는 이 모든 갈망과 몰이해의 대상이 되는 것에 피로를 느끼는데, 거리의 여인인 막달라 마리아만이 진심으로 그를 위로한다. 사람들의 수군거림과 유다의 책망에 예수는 죄 없는 자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고 일갈한다.

예수는 민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입성하지만 장사치들로 인해 더럽혀진 성전과 병을 고쳐달라고 몰려드는 사람들에게서 충격을 받는다. 예수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두려워한 유대교 제사장들은 그를 모함해서 죽음으로 몰고 가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자신이 꿈꾸던 것과 예수가 가려는 길이 다는 것에 배신감을 느낀 가룟 유다는 제사장들게 은 30냥을 받고 스승을 팔아 남긴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와 가룟 유다는 언쟁을 벌이고,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는 예수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마지막 기도를 한다. 유다가 스승의 뺨에 입 맞추는 것을 신호로 병사들이 그를 체포하고, 아수라장 속에서 끌려간 예수는 헤롯왕과 본디오 빌라도에게 차례로 호송되어 조롱과 고문을 당한다. 십자가 위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예수를 보면서 유다는 그의 존재 이유와 희생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거듭 질문한다. 예수는 자신에게 고통을 준 자들을 용서하며 숨을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