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장의 에티켓
공연을 감상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다. 공연장 가기 전에 미리 공연에 대한 내용을 조금이라도 숙지하고 가야 한다. "뭘 보게 될까?"에 대한 기대가 없다면, 공연장에서 느끼고 오는 것도 적어지게 마련이다. 공연장은 정장 차림이 권장사항이지만 꼭 정장이 아니더라도 깔끔하고 요란하지 않은 차림이면 된다. 정장이라고 해서 폭이 넓은 드레스를 입고, 옆 사람의 자리까지 차지하고 앉으면 안 되겠다. 너무 불편한 옷을 입어 옷에 신경 쓰느라 공연이 끝난 후 무얼 봤는지 생각이 안 난다면 곤란할 것이다. 향수를 너무 진하지 않게 뿌리는 것도 필요하다. 알러지 있는 사람들이 공연 관람 내내 재채기를 한다.
음식물을 공연장 내에서 먹는 것은 곤란하다. 공연의 절정에서 후루룩, 쩝쩝, 바사삭 이런 음식물 소리가 들린다면 민폐다. 정 배가 고프다면, 미리 로비의 휴게실에서 먹고 들어가자. 그러나 로비에서 파는 음식들이 약간 가격이 비싼 것도 알아둬야 한다. 자리가 좀 비어 있을 때 보다 나은 빈자리가 있다고 해서 공연 시작 후에 여기저기서 우루루 이동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이것도 문제를 낳을 소지가 많다. 공연 중 원래 자리 주인이 들어왔을 때, 다른 자리로 이동하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또 방해가 된다.
클래식 공연은 8세 미만 어린이는 입장 불가
우리나라 클래식 공연장 입장 가능 연령은 8세 이상, 취학 아동 이상으로 되어있다. 어린 아이들은 산만해지기 쉽다. 사실 그게 정상이다. 때문에 공연에 몰입한 주위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아직은 많지 않으나, 공연장 밖에 놀이방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성남 아트센터 등은 놀이방 시설이 잘 되어있다. 도우미가 있고 놀이기구도 있고, 간식도 준다. 예술의 전당의 경우 티켓 좌석번호를 기억해 뒀다가 돌발 사태가 나면 공연 중에라도 하우스 매니저에게 무전으로 연락해 아이의 부모를 호출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런 시설이 있는지 미리 알아본다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시설이 없는 곳이 아직은 대부분이다. 그럴 때는 다른 가족이나, 믿을 만한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고 공연장을 찾아야 되겠다.
어린이 음악회도 있다. 보통 36개월 이상 입장이 가능한데, 그런 공연이라도 양해를 구한 뒤 맨 뒷좌석에 앉아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쉬 마렵다거나 아파서 졸라대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것이 아이도 생각하고 다른 사람도 배려하는 길이다. 어린 아이를 동반하면서 ‘얜 나이만 어리지 속이 깊어요. 얜 음악을 전공해요’라던지, 애견을 동반하면서 ‘우리 개는 교양 있어서 음악도 들어요’하며 애견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떼쓰던 아주머니(실제로 있었다)도 생각난다.
박수를 언제 칠 지 모르면 연주자가 인사할 때 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