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의 [마농 레스코]나 마스네의 [마농]처럼 여주인공이 자신의 성격적 결함 때문에 죽게 되는 경우는 오페라에서 흔치 않습니다. 아무 죄도 없는 순수한 여성이 죽어야 관객의 감동과 눈물을 이끌어낼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베르디의 [아이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처럼 지상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천국에서 이루려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함께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는 행복한 죽음에 속합니다. 비제의 [카르멘] 이후, 오페라 무대는 ‘현실보다 더 적나라한 현실의 비극’을 보여주게 됩니다. 특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나 [팔리아치]와 같은 결투나 치정살인이 비극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습니다.
음악으로 비극적 정서를 표현하는 법
음색의 혁명
베르디는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맥베스 부인 역에 음색이 거친 소프라노를 기용해서 당시의 관객을 놀라게 했습니다. 분노와 격정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때로는 미성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베르디는 말했습니다.
단조 사용과 장단조의 잦은 교체
비극에는 희극보다 전반적으로 단조가 자주 쓰입니다. 비극적 효과를 더욱 강렬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사의 내용이나 분위기에 따라 극적인 방식으로 장도와 단조를 교체하는 것이 더욱 대비효과가 큽니다.
악기의 적절한 사용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는 콘트라베이스를, 분노의 폭발을 표현할 때는 타악기, 특히 팀파니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음산하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만들 때는 현악기군의 빠른 트레몰로, 애절하고 구슬픈 분위기를 만들 때는 바이올린이나 첼로 또는 오보나 호른 솔로를 사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