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은 가난한 집에 태어나 12살에 부모님이 모두 사망하여 기생의 몸종으로 의탁하였고, 다시 기생의 수양딸이 되어 가무를 익혀 제주도에서 한때 가장 유명한 기생으로 살았다. 가난한 집안 출신에다 전직 기생이었던 독신녀를, 여성에게 엄중했던 유학을 익힌 사대부들이 앞다투어 칭송하며 전국적인 화제의 인물이 된 것은, 만덕이 객주를 운영하면서 제주도 물품과 육지 물품을 교역하는 유통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이루었고, 그 부를 계속되는 기근에 시달리는 제주도민을 살려내는데 쾌척하였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정조시대 제주도민들이 계속되는 재해로 기근에 시달리고 있었으나 조정에서 보낸 구휼미가 풍랑에 침몰하는 불상사까지 겹쳐 아사의 위기에 처하자, 만덕은 유통업으로 모은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육지에서 쌀을 구입하여 제주민들을 살려내었다. 당시 만덕의 인기는 남성들만 활개치는 세상에서 여자가 홀로 많은 재산을 형성하는 비상한 재주를 가졌던 것과, 어떤 남성보다 많은 양의 곡식(쌀 500섬)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쾌척한 것에 대한 놀라움 때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