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rock and roll, rock'n'roll)은 1950년을 전후하여 미국에서 생겨난 음악 장르다. 블루스와 컨트리, 흑인 가스펠이 적당히 섞여서 만들어진 로큰롤은 강한 비트와 단순성, 소리 지르는 듯한 창법, 그리고 노골적인 성 묘사, 격렬한 춤 등으로 인해 백인 주류 사회에서는 외면을 받았다. 록(rock)과 롤(roll)은 흑인들이 성 행위를 묘사할 때 사용하는 속어로서 이름 자체가 주류 백인들에게는 불쾌하고 반항적이었다. 하지만 로큰롤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가끔 백인 로큰롤 가수도 있었지만, 로큰롤은 역시 흑인들의 음악이었다. 선 레코드사의 사장 샘 필립스(Sam Phillips)는 로큰롤을 흑인처럼 부르는 백인 가수가 나타난다면, 로큰롤 시장이 엄청나게 넓어질 것이라 믿었다. 그는 1954년 막 가수로 데뷔하려던 트럭 운전사 엘비스 프레슬리를 만나고, 그에게서 그 가능성을 예감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엘비스가 저 유명한 [핫브레이크 호텔Heartbreak Hotel]로 성공의 길에 접어들자 로큰롤은 세계적인 음악이 되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첫 공식 앨범이다. 당시 음악시장에서는 앨범보다 싱글이 주류를 이뤘다. 1954년에 데뷔한 엘비스는 싱글만 만들다가 1956년에야 첫 앨범을 만들었다. 이 앨범에는 엘비스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핫브레이크 호텔]이나 [하운드 독Hound Dog]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일관성도 없는 짜깁기 앨범이라는 것이 평론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로큰롤을 세계적 음악으로 만든 로큰롤 제왕의 첫 공식 앨범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이 앨범의 가치를 높였다.
앨범의 사진은 1955년 플로리다 탐파의 한 부대에서 있었던 공연을 윌리엄 V. 로버트슨(William V. Robertson)이 촬영한 것이다. 이 앨범 속의 사진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정체성을 그대로 함축하고 있다. 당시 앨범커버는 가수들의 인물 사진으로 도배되었다. 대개 정장을 빼입고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는 천편일률적인 사진이었다. 이처럼 입천장이 보일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고 황홀경에 빠진 듯 눈을 감고 있는 공연 모습을 앨범커버로 쓰는 경우는 없었다. 또 글꼴 역시 아마추어가 막 만들어낸 듯 약간 조잡하다. 그러나 엘비스가 어떤 사람인가? 마치 뼈가 없는 듯 아랫도리를 흐느적거리고 엉덩이와 허리를 돌리면서 춤을 추는 것이 전매특허인 가수이지 않는가. 그런 저속함과 통속성, 그러면서도 눈부시게 매력적이고 창조적인 모습으로 슈퍼스타가 된 가수다. 무아지경에 빠져 춤추고 노래하는 이 앨범 속 엘비스의 사진은 그래서 더욱 엘비스 프레슬리의 첫 앨범커버답다. 대중음악 전문지 [롤링 스톤]이 선정한 ‘위대한 앨범커버 100’에서 40위를 차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