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카덴차
형용하기 힘든 그윽하고 우아한 고음이 허공에 감돌았다. 1악장에서 마치 들뜬 것처럼 약간 음정이 올라간 상태로 튜닝됐던 것과 카덴차에서의 사소한 미스를 제외하면 즈나이더의 연주는 너무나 익숙한 이 곡에 또 다른 개성 있는 지평을 마련해 주었다. 힘을 뺀 절제와 허를 찌르는 날렵함이 있었던 차이콥스키였다.
- 즈나이더 협연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내한공연 리뷰 중
‘카덴차(cadenza)’는 화려한 기교가 요구되는 자유로운 무반주 부분으로, 카덴차 디 브라부라(숙련의 카덴차), 카덴차 피오리투라(개화의 카덴차)의 줄임말이다. 기악곡에서는 보통 협주곡의 1악장 및 종악장에, 독창곡에서는 콜로라투라의 아리아에 들어있다. 오늘날에는 같은 곡이라 해도 작곡가나 후대의 대연주가가 남긴 여러 가지 카덴차를 연주자 임의로 선택해 연주하고 있다.
5. 아고긱
첼리스트 오프라 하노이의 연주는 엄격하기보다는 따스하다. 향수 어린 분위기를 담은 독특한 서정미가 특색이다. 그녀는 아름다운 음을 풍부한 음악성으로 표현하는 연주가다. 연주 양식은 직선적이 아니라 아고긱을 많이 사용하는 분위기 있는 것이어서 독특한 색채가 감돈다. - 오프라 하노이 음반 리뷰 중
아고긱(agogic) 혹은 아고긱스는 연주를 하는 데 있어서의 템포(속도) 표현법을 말한다. 속도 변화에 따른 표정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agoge’에서 유래했다. 연주할 때 엄격한 템포와 리듬에 미묘한 변화를 붙여서 색채감을 풍부하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아고긱을 잘 쓰면 기계적이지 않고 살아있는 연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랄렌탄도(rallentando, 점점 느리게), 아첼레란도(accelerando 점점 빠르게), 템포 루바토(tempo rubato, 템포를 자유롭게 가감하여 연주) 등이 있다. 특히 템포 루바토의 원뜻은 ‘도둑맞은 템포’인데, 연주자가 정확한 박자에 얽매이지 않고 개성을 표출할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쇼팽의 음악에서 템포 루바토의 사용이 두드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