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감상에 일정한 틀이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때문에 우선 관심이 가는 분야로 시작해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 주위에는 아리아에 흥미를 갖기 시작해서 발췌곡을 즐겨 듣다가 오페라 전곡을 암송하다시피하게 된 애호가도 있다. 오페라는 독창과 합창, 중창 등 성악적 요소, 동작에 곁들여지는 레치타티보의 연극적 효과를 비롯하여 오케스트라 연주, 발레 등 독립된 여러 형태가 공존하는 종합예술의 무대다. 그런 까닭에 오페라만큼 뒤에서 지탱하는 인원이 많이 필요한 음악 장르도 없다.
관객은 흔히 주인공을 맡은 가수들과 연출자에만 관심을 보이기 쉬운데 이들만으로는 결코 오페라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요즘은 상황 설정이나 무대 자체도 커다란 센세이션을 가져온다. 가령 [카르멘] 무대를 21세기 뉴욕으로 배경을 옮기거나, 돈 조반니를 방탕한 재벌 2세로 그리는 흥미로운 설정이 그것인데, 그런 연출을 접할 때마다 마천루가 즐비한 21세기에도 ‘오페라는 살아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탈리아어로 브라보는 ‘잘한다, 좋아’ 등의 갈채를 의미
클래식 에티켓 관련 글을 쓰면서 주로 금지 위주의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태도에 대해 서술했던 것 같다. 공연은 연주가와 청중이 상호작용을 하는 장이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도를 개진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에티켓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객관식 문제 하나를 풀고 가자.
정답은 3번 브라비다. 탁월하게 해석한 무대 위의 주체가 남성일 경우 브라보(Bravo), 여성일 경우 브라바(Brava), 남녀 혼성이나 단체일 경우에는 브라비(Bravi)를 쓴다. 일찍이 오페라의 언어였던 이탈리아어로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는 각각 ‘잘한다, 좋아’ 등의 뜻을 지닌 갈채를 의미한다. 이런 갈채는 발레에서도 마찬가지다. 발레리노일 경우 브라보, 발레리나는 브라바, 혼성일 경우 브라비 하고 갈채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