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곡’(prelude)은 시대에 따라 그 의미도 다르고 기능이 달랐습니다. 같은 ‘전주곡’이라 할지라도 그 기능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전주곡’이란 음악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과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의 경우, 두 곡 모두 ‘전주곡’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바그너의 작품이 음악극이 전개되기 전에 연주되는 전주곡인 반면 드뷔시의 작품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관현악곡입니다.
오페라의 전주곡을 제외하면 대개 ‘전주곡’이라 불리는 음악은 독주 악기를 위한 작품입니다. 본래 이 음악은 독주자 ‘워밍업’을 위한 연습곡이나 다름없습니다. 전주곡이란 음악은 연주자가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악기의 음정은 잘 맞는지 소리는 잘 나는지 점검도 해보고 손가락을 풀기 위해 악기 소리를 내보는 것에서 유래됐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전주곡에선 마치 어린 시절 피아노 배울 때 지겹게 연습하던 음계나 일정한 패턴의 선율이 반복해서 들려오는 일이 많습니다. 빠른 악구와 분산화음, 장식음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서 마치 재미없는 연습곡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상용으로도 듣기 좋은 전주곡들도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