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악파에 속하는 팔레스트리나는 유연한 선율과 풍요로운 화성을 구사하며 모테트의 전성기를 이뤘습니다. ‘우리는 바빌론 강변에 앉아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다’는 내용의 구약성서 시편 136장 1-2절을 토대로 한 그의 [바빌론 강변 Super flumina Babylonis]은 16세기 최고의 걸작 모테트로 꼽힙니다. 안드레아 가브리엘리, 조반니 가브리엘리로 대표되는 베네치아 악파의 모테트는 음색과 구조의 대비가 선명한 극적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기악 반주, 독창 등 새로운 형식의 등장
바로크 시대에 들어서면 모테트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합니다. 성악만으로 이루어진 음악이 아니라 기악 반주를 수반하는 것이 일반화되었고, 합창 형식뿐만 아니라 독창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세속적인 가사를 사용한 모테트도 작곡되긴 했지만 내용은 여전히 주로 성서의 시편이나 복음서를 토대로 했지요. 이탈리아에서 몬테베르디는 협주양식과 모노디를 적용해 모테트를 작곡했고 프랑스에서는 쿠프랭이 독창 모테트를 발전시켰으며, 독일에서는 하인리히 쉬츠와 바흐가 모테트의 새 시대를 열었습니다. 바흐 시대에 오면 모테트는 ‘폴리포니로 작곡된 종교적 합창곡’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여러 독일어 모테트를 작곡했는데요,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예수, 내 기쁨Jesus, meine Freude’(BWV 227)과 ‘오소서, 예수여, 오소서Komm, Jesus, komm’(BWV 229)일 것입니다. 앞 곡은 요한 프랑크의 코랄과 신약성서 로마서를 토대로 한 총 11곡의 대작으로, 코랄과 합창이 교차하는 형태입니다. “오소서, 예수여, 오소서. 저는 지쳤고 힘은 점점 약해져갑니다. 주님 계신 곳에 평화가 있어 주님을 갈망합니다”라는 뒷 곡의 가사처럼, 바흐의 모테트들은 굳건한 믿음을 고백하고 신앙에서 영혼의 위안을 구하는 구절들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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