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탈레스는 왜 물을 만물의 근원, 아르케라고 했을까? 탈레스가 우리에게 남겨 준 글은 거의 없다. 그는 천문학에 관심이 많아 동지와 하지에 대한 연구서 [Solstice] 와 춘분과 추분에 관한 연구서 [Equinox]를 썼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우리에게 전해지지는 않는다. 우리는 탈레스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글을 통해서 그가 왜 물을 아르케라고 했는지 더듬어갈 수밖에 없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우스, 헤라클리투스 호메리쿠스, 그리고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이 탈레스에 관한 기록을 남긴 사람들은 모두, 탈레스가 관찰에 근거하여 물을 아르케라고 주장했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헤라클리투스 호메리쿠스는 습한 성질의 실체가 공기, 점토, 그리고 흙으로 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탈레스가 물을 만물의 근원이라고 말하게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물이 점토나 흙으로 변하는 것을 관찰했을 리는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도 헤라클리투스와 비슷한 설명을 하는데, 그것은 아마 물이 기체, 액체, 고체 상태로 변하는 것을 관찰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우리는 이와 유사한 설명을 플라톤의 [티마에우스]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플라톤은 물이 응결됨으로써 돌이나 지구가 되고, 물이 융해, 분산됨으로써 증기나 공기가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탈레스는 지구가 물 위에 떠 있고, 지구는 그 물로부터 생성되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탈레스가 물을 아르케라고 한 이유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설명을 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