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이다’가 참이라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이기 위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술어포함 개념 원리로부터 따라 나오는 충분 이유율은 형이상학, 물리학, 도덕철학 등의 토대가 되기 때문에, 라이프니츠는 이 원리를 인간의 모든 지식 중에서 가장 위대하고 유익한 것이라고 말한다.
네 번째 원리는 완전한 신은 그 행위에 있어서도 완전하고, 신은 항상 최선을 지향한다는 것으로 최선의 원리라고 한다.
다섯 번째 원리는 식별불가능자의 동일성 원리이다. 이 원리에 따르면 두 개의 대상이 모든 속성을 공유하고 있어서 그 차이를 식별할 수 없다면, 즉 두 개의 대상이 그 속성에서 있어서 완벽하게 같다면, 그 둘은 동일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속성에 있어서 완전하게 닮았음에도 서로 구별되는 두 개의 대상이 존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원리는 앞에서 말한 최선의 원리와 충분 이유율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이 증명할 수 있다.
1) 식별불가능자의 동일성 원리가 옳지 않다면, 이 세계(W)에 속성은 동일하지만 구별 가능한 두 개의 대상 A, B가 있을 것이다. 2) 모든 점에서 W와 동일하지만, A와 B의 위치만 바뀐 가능세계(W')가 있을 것이다. 3) 신이 W와 W' 중에서 W를 최선의 것으로 선택했다면, 그 선택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4) W와 W' 사이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없다. 5) 따라서 식별불가능자의 동일성 원리는 성립한다.
이상의 원리들을 토대로 라이프니츠가 어떻게 그의 형이상학을 전개했는지 살펴보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이 바로 라이프니츠의 형이상학의 핵심적인 물음이다. 그는 이에 대해서 지각과 의지를 지닌 활동적인 단위인 단순실체(simple substance)가 바로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실재하는 것을 단순실체라고 주장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복합체는 단순체의 집합이다. 2) 복합체는 모두 그것의 존재에 있어서 단순체에 의존한다. 3) 실체는 그것의 존재에 있어서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자기충족적인 것이다. 4) 그러므로 부분을 가진 것은 실체일 수 없다. 즉 실체는 복합체일 수 없다. |